선물받은 올리브유
오늘은 먹는 음식 관련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샐러드에 뿌려먹어보니, 오일에서 풀 향기도 나고 삼킬 때 목에서 매운 맛도 납니다.
기존에는 올리브유는 그냥 계란 후라이용으로 쓰는 오일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뭔가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직접 경험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올리브유 선택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처음 고를 때 가장 먼저 볼것은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여부입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의 기준은
1. 산도 0.8%이하
2. 냉압착 (Cold Pressed) 방식 추출
인 최상급 품질의 오일입니다.
별도의 화학적 정제 없이 압착만으로 추출되며, 풍미와 항산화 성분이 살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올리브유’라고 판매되는 제품 중에서도 정제유(Refined) 또는 퓨어(Pure) 오일은 향과 영양 성분이 떨어지기 때문에, 엑스트라 버진 표기가 명확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산화 방지를 위한 ‘병 색깔’과 ‘포장 방식’
올리브유는 빛과 산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식물성 지방입니다. 따라서 제품을 선택할 때는 불투명하거나 진한색 유리병에 담긴 제품이 유리하며, 캔 형태의 금속 용기 또한 우수한 차광성을 제공합니다.
또한 ‘개봉 후 산패’를 줄이기 위해 진공 포장, 질소 충전, 정밀 캡슐 구조(드리퍼 내장형 등)가 적용된 제품이 더욱 유리합니다. 밝은 투명병이나 PET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제품은 공기와 햇빛에 노출되어 쉽게 변질될 수 있습니다.
품종과 수확방식에 따른 올리브유의 향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라 하더라도 모든 제품의 향미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제품의 주요 풍미는 사용된 올리브 품종, 수확 시기, 압착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는 올리브 품종인 피쿠알(Picual)은 쌉쌀하면서도 강한 향을 가지며, 스페인 중부 지방(톨레도, 시우다드 레알 등)에서 재배되는 코르니카브라(Cornicabra)는 달콤하고 묵직한 맛을 냅니다.
조기 수확한 올리브는 쌉쌀하고 톡 쏘는 맛이 강하며, 완숙 수확일수록 부드럽고 묵직한 뒷맛이 나타납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생산 국가와 함께 ‘품종’ 표기가 있는지 확인하면 풍미 예측이 보다 정확해집니다.
올리브유의 산도
올리브유에서 말하는 ‘산도’는 일반적으로 ‘신맛’이나 ‘산성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유리 지방산(free fatty acids, FFA)의 함량을 나타내는 품질 지표입니다. 즉, 산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산패가 진행되었다는 뜻에 가깝고, 좋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올리브유의 품질이 낮아졌음을 의미합니다.
산도(acidity)는 올리브 오일 100g 중 유리 지방산이 몇 g 포함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이는 올리브 열매가 수확, 운반, 압착되는 과정에서 기계적 손상이나 발효가 진행되면서 지방산이 분해된 결과입니다.
산도가 높아진 올리브오일은 과일향이나 풀향 같은 본래의 풍미가 사라지고, 쿰쿰하거나 떫은 맛이 나타납니다.
산도가 높다는 것은 지방산이 이미 분해되어 있다는 뜻이므로, 산화가 빨리 진행됩니다. 이는 보관 기간이 짧아지고 고온 조리 시 변질 가능성도 높아짐을 의미합니다.
Extra Virgin의 산도의 기준은 0.8%이하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0.5%, 0.1%등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들도 시장에서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산도가 높아지면 이러한 성분의 함량도 불안정해지고 기능성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올리브유 등급’과 ‘유통기한’은 반드시 체크
올리브유의 라벨에는 등급과 관련된 여러 용어가 사용됩니다. 앞서 설명한 Extra Virgin 외에도 Virgin, Refined, Pomace(잔유 추출) 등으로 나뉘며, 등급에 따라 향미와 영양 수준이 달라집니다.
또한 올리브유는 개봉 전이라도 유통기한이 길지 않기 때문에, 제조일자 또는 수확연도(Harvest Year)가 병에 표기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통 수확 후 18~24개월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냉용 vs 열용, 용도에 따라 고르는 방식이 다르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샐러드 드레싱, 브루스케타, 마지막 풍미 첨가용 등 생식용으로 적합합니다. 반면 높은 온도에서 가열이 필요한 볶음 요리에는 가열 안정성이 높은 퓨어 올리브오일이나 포마스 오일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열성이 강화된 ‘하이 폴리페놀 엑스트라 버진 오일’도 등장하고 있으며, 일부 고급 제품은 낮은 온도에서의 가열에도 풍미를 유지합니다. 용도에 따라 적절한 등급과 내열성을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증 마크와 원산지, 신뢰도를 가르는 핵심 요소
정품 올리브유인지 확인하려면 PDO(PGI) 인증, 유럽산 원산지 보호 마크 또는 이탈리아 DOP, 스페인 DO 마크 등이 표기된 제품을 우선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증은 생산지역과 가공방식이 엄격히 규제된 제품에만 부여되며, 품질의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또한 일부 프리미엄 제품은 농장 단일품종(Single Estate), 단일 수확(Single Harvest) 등의 정보를 표기하여 투명성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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